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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쉬운설치에 대한 의견글에 댓글도 달았지만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자신의 입장에서만 바라봅니다.

 

하지만 공개 프로그램 개발/ 배포하는 개발자들은 불행히도 그럴 수 없습니다.

 

사용자 개개인이 자신의 입장에서 볼 때는 참 쉬워 보이고 직접 수정해도 문제 없이 동작함에도 공개 프로그램에 반영이 더디게 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의 대부분은 개발자들의 여유가 없는 상황입니다.

(실제 XE Core도 현재 개발자는 3명인데 그 중 한명은 다른 일 하느라 바쁘고 2명은 XE 뿐 아니라 텍스타일, projectXE/ IssueTracker등만 아니라 다른 업무들도 있어서 Core 개발자의 개발에 참여하는 리소스는 많지 않아요..)

 

그리고 그 다음 이유로는 개발자들은 사용자들처럼 자신의 입장, 환경에서만 가능한 코드 이상의 것을 고민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XpressEngine의 코드는 구조적이지 못하거나 불필요 또는 불합리한 부분들이 여기 저기 보입니다.

 

제가 혹은 XE Core 개발을 하는 개발자들이 이걸 몰라서 그냥 두거나 이렇게 개발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만약 제가 혹은 개발자들만 쓸 용도라면 지금의 XE보다 훨씬 빠르고 이쁜 코드를 유지할 수도 있을테지만 XE는 개발자들의 마음대로 입맛에 맞는 것만 개발하지 않고 또 그럴 수 없기에 사용자들의 요구도 반영해야 하고 이런 과정에서 처음 설계와 다른 비구조적인 코드들이 추가될 수 밖에 없습니다. :)

 

초기 XE의 코드는 나름 깔끔하고 구조적이였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확장변수, 다국어지원 그리고 기타 여러 기능들을 추가하면서 많은 코드들이 추가되었고 이런 추가되는 코드들을 구조적으로 정리할 여유가 없었던 것입니다.

 

쉬운 설치도 사실 개발자들은 쓸 일이 없습니다.

 

svn으로 한큐에 업데이트와 설치를 할 수 있기 때문이죠.

 

SVN을 잘 쓸 수 없고 terminal 접속도 어렵고 퍼미션도 잘 모르는 분들이 그렇지 않은 분들보다 훨씬 많고 이런 분들이 FTP로 수 많은 파일을 익숙하지 않은 파일 경로를 찾아서 업로드하는 부담을 줄여주고 이로 인해 생기는 오류를 없애기 위해서 만든 기능이죠.

 

이런 글을 적는 것은 이런 개발자들의 고민과 번뇌를 이해해 주시고 알아달라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공개 프로그램이라는 특성상 사용자 개개인들의 입맛에 맞을 수 없고 특히나 소스가 공개되는 오픈 소스 프로그램들은 코드가 작성된 이유가 매우 다양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해 달라는 것입니다. :)

 

그렇기에 특정 상황 혹은 특정 기능을 위해 기본 코드를 개작해서 배포를 하게 되면 그 배포자의 상황과 의도와 다른 사용자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습니다.

 

제로보드4가 그런 경우죠.

 

실행이 되고 당장 문제가 없어 보이기에 나온 수 많은 코드 개작 방법들이 팁이라든지 스킨(사실 스킨이 아니죠)이라는 이름으로 배포되었고 이런 것들에 의해 제로보드4는 개발을 할 수도 그리고 사용자들이 업데이트를 할 수도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XE가 모듈 기반이고 이 모듈을 찾고 객체를 만들고 실행하고, 또 애드온이나 위젯, 레이아웃등이 있는 이유는 그 기능이나 목적이 훌륭하기 때문이 아니라 기본 코드의 개작이 아닌 확장 코드를 자연스럽고 관리가 가능하게 하기 위함입니다.

 

단지 퍼포먼스만을 위해서라면, 특정 환경만 위하고 특정 사용자만 위해서라면 XE처럼 복잡한 구조를 가질 필요도 없고 속도도 수십, 수백배 더 빠르게 할 수 있지만 그건 스스로 발전할 수 없고 결국 다른 벽에 가로막힐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참, 아래 쉬운설치를 적으신 분에 대해 섭섭하다거나 그래서 적는 글은 절대 아닙니다.

 

안 그래도 이런 개발자의 생각와 현재 XE의 구조를 만든 이유들을 꼭 적어보고 싶었는데 겸사 겸사 적는 것입니다.

 

아래 쉬운 설치 글을 적으신 분 덕분에 쉬운 설치를 환경 검사를 통해 FTP로도 할 수 있고 윈도우서버등에서는 파일 copy로도 할 수 있도록 빨리 개발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으니 고마운 일이죠. ^^

 

뭐 아무튼 이렇습니다.

 

공개 프로그램을 만들고 배포할 때 개발자의 생각까지 담아서 전달하기는 참 어렵더군요.

 

하지만 이번 3년 정도의 XE 1.x 버전을 대상으로 코드리팩토링하는 XE 2.0의 개발이 곧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고 XE 2.0 이 계획데로 올해 중순 정도에 나온다면 지금보다 훨씬 나을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사실 이런 개발을 하면서 즐거움을 얻는 것도 모두 사용자 분들 덕분이기에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어떻게 하면 더 쉽고 편하고 강력하게 할지 늘 고민하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긴 글 적어보네요.

 

모두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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