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1.

제가 가끔 TV를 볼 때 즐겨보는 프로그램은 뉴스도 아니고, 스포츠도 아니고, 드라마도 아닌 예능 프로그램입니다.

예능 프로그램을 보다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단어가 '리액션'입니다. 상대방의 개그나 말에 반응해주는 태도를 일컫는데요, 이 리액션을 잘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개인은 물론 프로그램의 성패가 갈리고는 합니다. 유재석이 괜히 1등 MC가 아닌게, 게스트가 어설프게 개그를 쳐도 리액션을 통해 이를 또 다른 웃음으로 잘 살려내더군요. 덕분에 게스트도 유재석도 둘 다 사는거죠. 반면에 조금 어설픈 MC들은 게스트가 어설프게 개그를 치면 그 순간 썰렁해지고는 끝입니다. 이렇게 되면 게스트에 대해서 '재미없다'는 인상을 줄 뿐만 아니라 프로그램도 '재미없다'라는 인상을 주게 됩니다. 그래서 유재석이 하는 프로그램들이 잘 되는 것 같습니다.


2.

이제 결혼한지 1년 반밖에 되지 않았지만, 우리 부부는 다른 누구보다 행복하게 사는 부부라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뜬금없이 자랑을 하자는 것은 아니고요, 이 모든 공의 주역인 제 아내 얘기를 할까 해서 이렇게 운을 띄워봤습니다. 아내에게는 여러 장점이 있지만, 그 중 가장 훌륭한 장점은 '리액션'입니다. 아주 작은 사소한 선물(꽃 한 송이, 초콜릿 작은 거)을 해줘도 항상 너무 좋아해줘서 기분이 좋기도 하고, 도리어 너무 작은 선물을 해준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 다음에는 더 좋은 선물을 해주려고, 더 자주 해주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또 다른 예로, 아시는 분이 여자분에게 선물할 요량으로 백합 꽃을 사갔더랍니다. 기뻐할 모습을 상상하며 꽃을 전해줬더니 여자분 왈, "저 백합 별로 안 좋아해요"라고 했다는군요. 그 분이 크게 실망했음은 물론이고, 아마 모르긴 몰라도 다음부터는 꽃 선물도 잘 안하게 될 것이고 나아가 다른 선물도 자주 안 주게 될 것입니다. 선물을 했을 때 실망한 기억이 있기 때문이죠. 이 얘기를 아내에게 했더니 자기 같으면 설령 백합을 안 좋아하더라도 그 자리에서는 기쁘게 받고 나중에 자기가 좋아하는 꽃을 알려줄거라더군요. 그 여자분도 그랬다면 남자 분이 상처받는 일은 없었을텐데요.

사랑한다면 상대방의 반응에 상관없이, 그리고 변함없이 계속 선물을 해야할 것 같지만 사람 마음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다들 아시잖아요?


3.

최근에는 뜸해졌지만 한동안 PHPSchool 이라는 곳에 열심히 팁을 공유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제가 처음 PHP를 공부할 때 도움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저도 나중에 실력을 쌓으면 다른 분들을 위해 공유하겠다고 다짐했는데, 그 방법으로 팁 100개 공유를 목표로 삼고 실천했었습니다. 지금은 목표치를 초과한(114개) 상태구요. 이 시절을 돌이켜보면 저에게 힘이 되어줬던 것은 댓글의 '리액션'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공유한 팁에 '잘 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등의 댓글이 달릴 때마다 정말 기분이 좋아지고 큰 힘을 받았습니다. 제 목표 자체가 '다른 분들을 위해 공유'하는 것이었으니 보다 많은 분들이 쓰면 쓸수록 저에겐 힘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죠?


4.

이제 XE 이야기를 해볼까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리액션을 잘하자'입니다. 레이아웃을 공유해주시는 분, 오픈소스로 모듈을 개발해주시는 분, 팁을 공유해주시는 분, 질문에 답변 해주시는 분 등 많은 분들이 XE에 좋은 목적을 가지고 참여해주고 계십니다. 이 분들이 무언가를 바라고 이런 좋은 일을 해주시는 것은 물론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사용자들이 그 분들의 선의에 박수를 쳐준다면 더욱 힘을 낼 것이라 생각합니다.


일부러라도 리액션을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프로그램이나 레이아웃을 올려주시는 분들께는 '잘 쓰겠습니다', 팁을 공유해주시는 분들께는 '좋은 팁 감사합니다', 답변 해주시는 분들께도 '고맙습니다' 등 우리가 그 분들께 해줄 수 있는 리액션은 많습니다. 제 경험에 비추어, 제가 아닌 다른 누군가로부터 인정받고 고맙다는 말을 듣는게 가장 힘이 됐었습니다. 아마 다른 분들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답변을 달아줘도 채택도 안되고, 봤는지 안봤는지도 모르니까 다음부터는 답변할 의욕을 잃어버렸다는 글... 자유게시판에서 몇 번 보셨죠? 레이아웃을 만들어주시는 분들은, 모듈을 개발해주시는 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악플보다 무서운 것이 무플이라 했고, 사랑의 반댓말은 무관심이라고 합니다. 굳이 좋은 말만 해주라는 것이 아닙니다. 먼저 그 분들이 노력했음을 인정해주고, 그 다음에 어떤 식으로든 피드백을 준다면 이를 싫어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관심받고 있음'을 계속 알려줄 필요가 있다는 거죠.


오늘부터라도 리액션,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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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이모티콘도 안 쓰고 초 진지 모드로 썼네요.

혹시나 싶어서 말씀드리지만, 이 글은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을 쓴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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